[스크랩] 인간 진화의 다음 단계는 사이보그
인간 진화의 다음 단계는 사이보그
[주간조선 2006-07-19 15:56]
생체와 기계 결합체의 사람들
세계에서 최초로 사이보그가 된 사람은 영국 레딩대 인공두뇌학과의 케빈 워윅 교수다. 그는 1998년 자신의 신경에 기계를 연결해서 스스로 사이보그가 되는 시험을 감행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자신의 왼쪽 손목 신경에 컴퓨터 칩을 연결하여 신경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를 컴퓨터로 전송함으로써 신경 신호를 읽어내도록 한 것. 이 장치로 그는 GPS처럼 자신의 이동기록을 컴퓨터에 남길 수 있게 됐고 연구실 건물 관리 컴퓨터에 신호를 보내 그가 연구실 건물로 들어서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전원이 켜지는 등, 영화에서만 보던 장면을 실제로 가능케 했다.
한 가족 모두가 병리학적 사이보그가 된 사례도 있다. 2002년 5월, 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제이콥스씨 가족 3명은 각자의 신원과 병력을 기록한 쌀알 크기의 베리 칩(Veri Chipㆍ체내 이식용 마이크로칩)을 팔의 피부 밑에 집어넣어 인류 역사상 최초의 사이보그 가족으로 탄생했다. 컴퓨터 메모리와 무선 송수신장치로 구성된 베리 칩에는 칩을 이식한 사람의 신원과 혈압, 혈당, 체온 등 질병 이력에 관한 자료가 담겨 있다.
이들 일가족이 베리 칩을 이식한 까닭은 암 등의 중병에 시달리던 아버지가 갑자기 교통사고로 병원에 실려갔을 때 의사에게 자신의 질병을 설명하지 못해 목숨을 잃을 뻔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환자가 의식을 잃어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의사들은 컴퓨터 단말기를 통해 베리 칩에 저장된 환자의 이름, 전화번호, 질병 기록 따위의 정보를 읽어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또 베리 칩을 지구 위치 추적 위성과 접목시켜 개인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 |
며칠 전 축구선수 박지성이 속해 있는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에서도 ‘마이크로칩 이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정밀 추적 분석하기 위해 쌀알 크기의 칩을 선수 피부 속에 이식할 계획이라는 것. 이 칩은 인공위성을 통해 선수들의 실시간 움직임을 분석해 주기 때문에 코칭스태프는 웨인 루니, 리오 퍼디낸드 등 맨유 소속 스타들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선수들의 동선 데이터는 효과적인 전술 훈련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거부감을 나타냈다. 나이트클럽 등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가면 다 들통나는 것이 아니냐”고 선수들이 항의했다는 후문이다.
지금까지 베리 칩을 이식한 환자는 세계적으로 10여명. 전문가들은 이러한 칩은 원격 인식시스템으로도 내부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기업, 군사, 의학적인 면에서 대단한 수요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